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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디자인학과 졸업패션쇼를 다녀와서

 10월 8일 늦은 7시 조형대학 뒤편 북측광장에서 제 33회 의상디자인학과 졸업패션쇼가 열렸다. 전 날 기상악화로 패션쇼 진행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오후에는 날씨가 개어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진동’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번 졸업패션쇼에는 주제에 걸맞게 진동하는 물결 디자인이 의상의 주를 이루었다. 전문모델들의 워킹으로 더욱 돋보인 졸업패션쇼에는 예비 의상디자이너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수많은 여성복 가운데 유일하게 남성복 디자인을 한 ‘범미’(의상디자인 01)양이었다.

다음은 범미양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졸업패션쇼를 마친 소감은?
“심정이 복잡하다. 졸업패션쇼를 준비하면서 작업에만 매달려 사적인 문제나 취업, 진로 같은 실질적 문제는 생각도 못하고 살다가 졸업패션쇼가 끝난 후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4학년 내내 끼고 있던 작업을 손놓자니 허전하고 아쉽다. 또 열심히 했고 다시 한다고 해도 100%만족은 못하겠지만 ‘더 잘 할걸’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  졸업패션쇼를 위해 어느 정도 작업했나?
“제작기간만 두 달이다. 마지막 한달은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야간작업을 했고, 기획 단계랑 이미지 작업기간까지 합치면 4학년 초부터 약 10달 정도다.”

―  유일하게 남성복 디자인을 했던데 어떤 계기나 사연이 있나?
“4학년 1학기 때 처음 남성복 수업을 들었다. 디자인수업이 아니라 마케팅 수업이었는데 직접 시장조사도 하고 컬렉션잡지를 보면서 여성복과는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는 여성복이 다 인줄 알았고 여성복 외에 남성복이나 아동복, 임부복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시장조사하면서 실루엣이나 패턴 등에서 여성복과는 다른 매력을 느껴서 남성복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럴려면 졸업패션쇼도 남성복으로 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나 취업을 위해서나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졸업 작품으로 남성복을 제작하게 되었다.”

―  앞으로의 포부는?
“ 가장 좋아하는 남성복 브랜드가 크리스찬 디올 옴므이다. 옴므는 여성복과는 다른 디자이너인데 원래 패션사진작가였다가 디자이너가 된 케이스인데 그 사람의 디자인스타일이 너무 좋아서 디올 본사에 들어가 그 디자이너 밑에서 일하며 배우는 것이 꿈이다. 지금 당장은 취직도 해야 하고 언어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서 차일로 미루고 있지만 졸업 후 국내 남성복 디자인회사에 들어가 경력을 쌓고 언어적인 문제도 해결한 뒤 크리스찬 디올 본사에 제 포트폴리오를 보내 볼 생각이다.”
 
 범미양 이외에도 졸업패션쇼를 무사히 마친 모든 의상디자인학과 예비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의상업계의 별이 될 국민대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