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며칠 앞둔 10월 1일 밤11시.
조형관 여기저기에 켜진 불빛은 꺼질줄을 몰랐다. 버스가 끊길 시간이 다가오는데, 다들 집에 안가고 무얼하고 있는 것일까?
기자가 찾은 시각디자인학과 3학년 실기실에는 스무명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개인 컴퓨터 작업을 하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하기도 하는 등 모두들 바쁜 모습들이었다. 한쪽에서는 책상위에 엎드려 토막잠을 자는 학생도 보였다.
"집에 안가세요?"
"집이요? 이틀째 못갔어요. 오늘도 야작이죠, 뭐"
"마감이 얼마 안남았는데 작업 진행 속도가 늦어서 걱정이에요. 추석때도 집에 내려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처럼 며칠째 집에 못들어가고 학교에서 작업에 매달리는 학생들은 조형관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개강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도 조형대 학생들이 이렇게 바쁜이유는 단 한가지. 10월 17일에 열리는 조형전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조형전은 3년에 한번씩 열리는것이 원칙으로 원래는 내년에 열려야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개교 60주년에 맞춰 1년을 앞당겨하게 되었다.
이번 조형전을 위해 조형대 학우들은 이미 7월 중순에 자체개강을 하여 여름 내내 수업을 듣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여름방학도 거의 없이 교수님과 학생들 모두 올여름 폭염과 싸우며 수업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더위가 물러가고 날씨가 선선해지자 이번에는 마감을 위해 모두들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하느라 고생이다.
"몸이 좀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으니까 하는거죠. 제 작품이니까 잘하고 싶은 욕심에 자꾸 더 하게 되기도 하구요."
"힘들긴한데, 그래도 밤새도록 함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위안이 되요. 같이 야참을 시켜먹고 아침에 해뜨는 모습을 함께 보면서 왠지 우정이 돈독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교수님과 학생들 모두가 함께 혼연일치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며
우리학교 조형대의 위상이 괜히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빛나는 노력으로 이번 조형전 역시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