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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설치해 노루 구상나무 접근 막아야" / 김은식(삼림과학대학) 교수

김은식 교수 '구상나무 보존·복원 대책회의'서 주장


고사해 사라져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구상나무가 서식하는 일대에 펜스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최로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한라수목원에서 열린 '한라산 구상나무 숲 보존·복원을 위한 대책회의'에서 국민대학교 김은식 교수는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특징은 수고(높이)가 낮고 직경(지름)이 좁은 이른 바 '어린 나무'가 적게 분포한다는 점"이라면서 "어린 나무가 많이 자라고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적게 분포하는 일반적인 숲과 비교하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비정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린 나무들이 사라지면 숲의 역사도 사라진다"면서 "이 상태로 가다간 앞으로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찾아볼 수 없게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산림청이 영실지역의 구상나무 숲 영구 조사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최근 15년 사이 죽은 구상나무는 31.6%(994본 중 314본)에 달했다. 최근 5년(2009년∼2014년) 동안에는 15.4%(804본 중 124본)의 구상나무가 고사했다.  

김 교수는 태풍과 야생동물에 의한 훼손 등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그는 "구상나무는 땅 속에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태풍 등 강한 바람에 약하다"면서 "특히 비교적 수령이 오래된 구상나무는 바람의 영향을 받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그만큼 바람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사한 구상나무들을 살펴보니 노루 등 야생동물이 어린 순과 나뭇 잎을 닥치는대로 뜯어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런 요인들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야생동물에 의한 훼손을 막기 위해 일본의 사례를 들며 구상나무 일대에 펜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홋카이도 대학은 야생 동물의 접근을 막았을 때 숲 속 생물 다양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려고 토마코마이 연습림에 펜스를 설치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제주도 또한 구상나무 일대에 펜스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접근을 제한한 뒤 그 후의 식생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야생동식물 생태 모니터링 기술에 대한 소개와 한라산 구상나무 생태 연구 현황에 대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최형순 박사의 발표가 있었다.

 

원문보기 : http://www.ihalla.com/read.php3?aid=144716760051979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