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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살 길이다 / 조용석(자동차공학과) 교수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1억대에 근접했다. 2015년에 생산된 9283만654대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미국, 중국 등의 경제 성장에 따른 생산과 판매 증가 결과로 판단된다. 1억대의 자동차를 대당 평균 3000만원으로 가정해 환산하면 3000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2016년도 정부 예산 386조7000억원의 7배 이상 되는 엄청난 규모 시장을 놓고 우리는 자동차 선진국과 첨예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근 증가하는 자동차 수요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주요 글로벌 기업의 미래 유망 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기술 발전이 포화 상태에 근접한 컴퓨터, 전기·전자 산업 등과 자본재 산업인 철강 및 소재 분야 회사까지 자동차 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리바바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동차와 연계된 텔레매틱스,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차량정보통신시스템(VICS),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 카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산업 발전의 주역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788만266대를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물론 목표 수치가 높게 설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판매 대수 세계 5위권의 자리를 지켜 낸 것은 대단한 성과다. 그러나 2015년에 비해 2.1% 감소한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국가 경제의 기틀이며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 기준(2014년) 자동차 산업 부문의 생산액은 12.73%, 부가가치는 12.01%, 수출액은 13.19%를 각각 차지한다. 종업원 비중은 전체 제조업의 12.73%로, 33만8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외부 환경이 몇 년 전부터 변화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내연기관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 강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하이브리드·전기·수소 자동차 보급,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보급 등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누가 먼저 실용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지가 그 나라의 미래 자동차 산업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자동차 기술 분야는 2등이 용납되지 않는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 산·학·연 자동차 공학인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지난날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이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 자동차 산업을 다시 한 번 도약하게 하는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는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기계 산업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는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SW)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융합 분야가 우리 자동차 산업을 도약시키는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융합 기술의 개발과 발전에 자동차 기술 인재 네트워크 구심점인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산·학·연에 포진한 우수한 공학인들이 자동차공학회에서 협업하고, 자동차 기술과 ICT·SW를 접목시켜 융합시키며, 첨단 기술 개발을 선도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 확신한다.

모든 자동차 공학인의 분발이 요구된다. 우리 가족과 산업과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뛸 때다.

조용석 한국자동차공학회장(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교수) yscho@kookmin.ac.kr

 

원문보기: http://www.etnews.com/201702100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