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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기고-이태준] 원자력에너지도 소통이 중요 / (언론정보학부) 교수

불확실성과 불신 그리고 불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 간 소통뿐 아니라 공공영역에서 정부와 국민 간 소통은 국가경쟁력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재가동키로 결론이 난 월성 1호기를 둘러싼 논쟁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원자력 에너지 소통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월성 1호기의 경우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대규모 설비개선 작업을 통해 5600억원을 투입해 원전의 심장인 압력관을 교체하는 등 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각각 안전성 우수승인을 획득했다. 그럼에도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원전의 최초 운영기간을 40년으로 정하고 기간 종료 후 추가로 20년씩 계속 운전을 허가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최초 운영기간을 30년으로 정해 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에 대한 불안, 불만, 불신이 나타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원자력 에너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음으로써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명된 원전이 가동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한 막대한 사회경제학적 비용은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을 통해 국민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까지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며, 저비용·고효율의 에너지 관리 체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이에 상응하는, 때로는 뛰어넘는 두려움과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격한 대립과 갈등, 오해와 질시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암초가 되었다.

필자는 우리 사회가 보다 효과적이고 상호호혜적인 원자력 에너지 소통을 지향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와 한수원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법제도적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문화적 공감대를 확충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둘째, 정부와 한수원은 효과적인 원자력 에너지 소통에 있어 ‘무엇을 말하는가(what to say)’만큼이나 ‘어떻게 말하는가(how to say it)’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국민 간의 협력적 모드와 협업의 코드가 창출되기 위해 시민 주도형, 시민 참여형 문화콘텐츠 중심의 원자력 에너지 소통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싶다.

셋째, 국민들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지식수준을 자발적으로 함양해야 한다. 원자력 에너지 소비의 주체로서 과연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숙의적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원자력 에너지 커뮤니케이션의 사활은 궁극의 신뢰 프로세스 회복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말로만 일관하지 말고, 원자력 규제기관과 원자력 사업자의 신뢰를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국민 안심이 배가되는 소통 프로세스를 구상해 보기를 바란다.

이태준 국민대 교수(언론정보학부)

 

원문보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75948&code=11171314&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