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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본 자동차 시장 재편 가능성과 기업 전략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주제는 ‘모빌리티 커넥트(Mobility Connects)’다. ‘모든 것을 연결하는 이동성’으로 해석 가능하다. 행사 내내 다양한 연결성이 강조됐다. 자동차 회사는 구글, 애플, 테슬라, 우버 같은 새로운 도전자에 맞서 스스로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모터쇼 시작을 앞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은 재미있는 시사점을 던졌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주문형 자율주행 리무진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셰어링 서비스와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 새 프리미엄 교통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우버 모델과 비슷하지만 프리미엄 서비스로 차별화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지만 공유경제와 정보기술(IT) 투자에 앞장섰던 벤츠가 새로운 도전자와 맞서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폭스바겐의 재탄생’을 강조했다. 2020년까지 20종 이상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을 출시한다. 모든 자동차에 ‘바퀴 달린 스마트폰’ 수준 연결성을 구현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두 회사 모두 IT 융합이 가져올 자동차 시장 재편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터쇼 본행사 때는 연결성, 친환경, 고성능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으로 등장했다. 벤츠의 콘셉트카 IAA(Intelligent Aerodynamic Automobile)는 자동차와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통신을 제안했다. 델파이·아우디 자율주행 차량은 센서 신호 융합과 인식 기술 중요성을 제시했다. 보쉬·톰톰 협력 사례는 자율주행 기술과 정밀지도 기술 융합 중요성을 확인했다. 

e콜 서비스로 장착된 차량 전용 네트워크로 자동차 회사는 주행 정보뿐만 아니라 차량 자체 정보를 저장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키운다. 이런 서비스 모델에 필요한 틈새 기술을 개발하며 성장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역시 전기차가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벤츠의 IAA로 상징되는 경량화 및 공기저항 저감, 연비 절감이 화두다. 이번 모터쇼 대표 전기차로는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카, 포르셰 미션E, 폭스바겐 티구안 GTE를 들 수 있다. 

아우디 콘셉트카와 포르셰 미선E는 한 번 충전 시 500㎞ 주행이 가능하다. PHEV인 폭스바겐 티구안 GTE도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포르셰와 폭스바겐 차량은 테슬라 모델S와 모델X 경쟁자로 평가된다. e모빌리티 전시장에는 여러 회사 전기차 19대가 전시돼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예고했다.

여러 사이트 베스트카에는 고성능 슈퍼카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부가티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이번 모터쇼를 대표하는 슈퍼카다. 람보르기니, 포르셰, 페라리의 슈퍼카도 눈에 띄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새로 선보였다. 

특히 현대차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여러 사이트 베스트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현대차 N 브랜드가 주행 성능 및 감성 드라이빙을 향상시키고 제품군 전체 주행 성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구글 자율주행차량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 엄슨은 뉴모빌리티 행사장 발표 직후, 자동차 회사와의 연결성, 즉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차량을 직접 만들기보다는 자동차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 시장 진입에 더 용이하다고 보는 의견이다.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사용화 이전에도 구글, 애플, 우버 등 새로운 회사가 시장에 가져올 변혁은 매우 클 전망이다. 독일 3사가 지도 회사 ‘히어’를 인수하고 공동 지도를 만들어가자고 선언했다. 확장된 자동차라는 새로운 국제표준을 만들어가는 것도, 차량용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서비스를 키워가는 것도 변화 속에서 시장을 지키고 확장해 나가려는 의지다. 자동차 회사와 IT 회사의 경쟁, 공유경제 확산에 따른 시장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상황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 공유경제 고민과 정책 등 모든 면에서 한발씩 뒤처져 있다. 정부 부처, 자동차 회사, IT 회사의 ‘연결’ 및 협력을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시장 성장 방안을 시급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gm1004@kookmin.ac.kr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5100600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