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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뉴 노멀시대의 기업 현장에서 보는 대기업병 2 / 강영수(경영학부) 교수

왜 기업에는 대기업병이란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대기업병의 가설 중 하나인 폐쇄적인 조직,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 과거 성공스토리에 대한 집착 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병(Corpocracy Disease)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연륜이 오래됨에 따라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병리 현상을 의미한다.

대기업병의 종류를 보면 조직 이기주의, 의사 결정력 부족으로 인한 유사회의의 끝없는 반복, 상부 입맛에 맞게 운영되는 직급불패(職級不敗), 고객의 목소리 외면, 사내정치와 인재매몰, 어려운 일은 주인 없이 계속 표류하는 현상, 보고를 위한 무한대의 서류작업, 과거의 성공방식에 집착해 조직 전체의 활동적 타성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

대기업병의 위험 수준은 조직원이 대기업병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증상이 심각함에도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업 현장에 만연한 대기업병의 현상과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기업병 징후 중 가장 심각한 조직 이기주의는 최근 기업마다 성과주의의 도입으로 부서 간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조직내 부서들이 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은 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먼저 타파해야 할 대상이다.

기업 현장에서 공정회의 등에 참석해보면 각 부서별로 애로사항 및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안하지만 현안에 관해서는 부서원은 물론 임원까지도 최종적인 책임을 우리 부서에서 지고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제안은 많지 않아 보인다.

'지금도 바쁜데 왜 힘든 일을 우리 부서가 맡아야 하느냐'라는 근시안적인 사고 때문에 회사 전체를 생각하지 못한 경우로서 윗선에서 지시해야 마지못해 책임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아 보인다.

조직 이기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직간의 벽을 허물고, 부서간의 상호 특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 3M에서 활용했던 순환근무제 등을 통해 조직 이기주의를 타파해야할 것이다.

둘째, 상부 입맛대로 운영되는 '직급불패(職級不敗)'는 실패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와 혁신적 아이디어에 대한 적정한 보상을 통해 하의상달의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 자체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실패를 기록하고 공유함으로써 성공적인 실패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3M의 포스트잇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실수로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거리지 않는 이상한 접착제를 만들게 돼 이를 기술세미나에 보고함으로써 오늘날 포스트잇이 나오게된 것이다.

그러나 기업현장에서의 실상은 직원들이 어떤 제안을 하거나 중요한 의견을 말하면, 기업의 CEO들은 '그럼 당신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느냐'라고 묻는 경우가 이외로 많은 현실이다. 

이런 기업문화에서는 직원들이 건설적인 제안을 하기 어려우므로 CEO의 열린사고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보고를 위한 무한대의 서류작업 해결방안으로 보고서는 우선 결론부터 제시하고 난 후, 확실한 근거를 담은 논리적인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보고서를 통한 신속 정확한 전략 방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해 효성에서 도입한 내용을 보면, 보고서는 무조건 한 장으로 만들고 보고서 작성시간도 줄이고 보고받는 시간도 줄이는 '3Q제도'를 도입했다.

즉 상사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으면 왜(why), 언제까지(when), 어느 정도까지(how)를 반드시 질문해서 업무 목표와 진척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제도이다.

더 나아가 보고서 양식의 표준화를 꾀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원문보기 :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74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