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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불편했던 丙申年 / 하정우(행정정책학부) 겸임교수

매년 연말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지인들과 모임도 갖고 한 해를 보내는 일종의 의례행사를 하게 된다. 특히 송년과 함께 서로에게 위로하며 새해에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인사를 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지난주까지 많은 송년모임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하셨길 바란다. 하지만 이번 연말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았던 아쉬운 송년과는 다른 불편한 송년을 느끼게 했다.

올 초부터 경제 전문가들은 역대적인 경기 불안이 올 것이라는 예견과 함께 거의 모든 기관과 투자자들은 소비와 투자를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했고 가을부터는 일명 ‘김영란법’시행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심리적 소비절제로 내수경기는 차가워졌다. 동시에 역사적으로 기록될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민들은 허탈하고 실망하며 분노하는 상황이 됐다. 거기에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황을 예고하는 방아쇠가 됐다. 가계대출은 8년여 동안 낮은 금리로 신규 분양에 몰려 담보대출과 일반 가계대출 등으로 차입금이 국민전체 1천300조를 넘었다니 이러한 현상을 기업으로 생각하면 회계건전성 마이너스 기업으로 분류해 퇴출대상이나 다름없다. 경제는 골목시장에서 돌고 바닥은 현금이 돌아야 부양된다고 하는데 국민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지금이 IMF 경제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당시는 실직을 하더라도 나보다 국가를 먼저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너도나도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국가 채무를 변제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시기부터 현금유동과 자금유입이 많은 업종과 종목에만 성장이 있었고 나머지 시민들은 구국에 대한 사명감만 가지고 있던 서민들은 다시 생업전선에서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악순환으로 사회적 통계지표는 말하고 있다. 인간에게 경제활동은 생명이다. 경제적 고립으로 가정이 단절되고 파탄나는 현상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극단에 선택은 불가하다. OECD국가 중 자살률은 불명예스럽게도 12년째 1위라는 사실은 이제 두렵기까지 하다. 지속되고 확장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사회적 갈등과 불평등, 불균형으로 계층 간 단층선은 넘지 못하는 휴전선으로 만들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보호주의로 선회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수출만이 유일한 창구인데 구조조정과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은 60% 아래로 떨어지고 실질 청년실업률은 20% 이상을 기록했다. 이것은 경제 여건에 민감한 중소기업 직원,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청년층 등 취약계층에는 더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직장인도 고용불안과 조기 퇴직으로 최소 6개월간 무소득 기간을 유지하고 시작하는 일반 음식점들은 40~50대 가장들이 많다. 그런 자영업은 그들에게 생명이다. 하지만 그것도 1년 내 폐업하는 경우가 20%를 넘고 5년이 넘는 음식점은 10%에 불과하다. 퇴직하고 소규모 자영업 전선에 뛰어든 소시민에 90%는 다시 생계절벽으로 추락하는 현상이 된다. 시대의 변화와 기술의 진보로 인간이 할 일을 기계와 인공지능이 대체돼, 더 이상 인간끼리 생존을 경쟁하는 세상이 아닌 또 다른 막강한 지배 상대가 나타나 일반적인 경제위기가 아닌 산업 혁명적 경제 위기가 도래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치적 내홍과 리더십 부재로 정치 사회가 너무나 혼탁해 앞을 볼 수없는 시국에 있다. 정당과 계파는 이를 이용해 운전석을 서로 탐하려고 하니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권력 쟁탈전은 촛불을 들고 올바른 대한민국을 외친 국민들은 횃불로 바꿔들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뀌는 것도 없는 것이 역사이고 이는 세계사에서도 증명됐다. 세계 주요 국가들도 정치 혁신을 요구하는 시민혁명을 했지만 다시 보수세력이 집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샤롤 드골 대통령도 68혁명으로 축출됐으나 다시 드골 소속당인 보수권인 ‘퐁피두’가 집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속적인 안정과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과 혁신적인 변혁과 개조를 원하는 세력으로 나뉘었지만 결국에는 그들만의 세상으로 귀결되는 것이 정치다. 변화를 거부하는 관료제 구조를 가진 국가조직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불안했던 丙申年이 다음 번 갑자에는 올해와는 다른 새해가 되길 바라고 시작되는 丁酉年은 ‘이 또한 지나가리니’처럼 독자 여러분 모두 위기와 분노의 바다를 안전하게 건너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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