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재해(상해)로 인정이 가능할까? [윤금옥 손해사정사 칼럼] / 윤금옥(법무대학원 17) 동문


▲ 사진 제공=천율손해사정사무소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는 상해(재해)일까, 질병일까?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당시에도 관련 궁금증에 대해 많은 문의가 오곤 했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케이스들이고 이를 과연 보험에 대입해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가 실무적으로 많은 분쟁이 이어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손해보험에서는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 상해로 인정하는 포괄주의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에서는 재해분류표상 재해의 범위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상 ‘S00~Y84'에 해당하는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감염병’으로 정하면서 열거주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의 이런 대형 이슈들을 심각하게 고려해서인지 감염병 예방법에 매우 큰 개정사항이 있었고, 2020년 1월 1일 자로 이 법령이 시행됐다. 기존에는 질환별 특성(물/식품매개, 예방접종대상 등)에 따른 군(群)별 분류였다면, 개정 사항은 심각도·전파력·격리수준을 고려한 급(級)별 분류로 개편이 된 것이다.

이는 보험업계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메르스나 사스 사태 때에도 당시 이 질환들이 법정4군 전염병으로 분류돼 있었던 탓에 대부분의 보험회사에서 질병으로 분류하여 처리를 해 왔지만, 개정된 법령에 따른다면 최근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메르스나 사스 역시 법정1급 전염병으로 새로이 분류가 됐기 때문에 적어도 열거주의 방식을 취하는 생명보험에서는 이들을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기존에 생명보험에서 재해로 보장하는 법정1군 전염병은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이었다. 이번에 개정되면서 이들은 모두 제2급감염병으로 대폭 변경됐다. 대신에 제1급감염병으로 에볼라바이러스병, 마버그열, 라싸열, 크리미안콩고 출혈열, 남아메리카 출혈열, 리프트밸리열, 두창, 페스트, 탄저, 보툴리눔독소증, 야토병, 신종감염증후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동물인플루엔자인체감염증, 신종인플루엔자, 디프테리아가 포함됐다.

그런데 개정된 사항에 대하여 아직 보험회사에서 인지 부족으로 인해 2020년 1월 1일 이후 신규 판매되고 있는 생명보험상품 약관에도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앞으로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분쟁이 예상된다. 더 나아가 약관에 반영된다 하더라도 소급적용 문제가 또 다시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다만, 생명보험 재해분류표상 별도의 각주를 통해 ‘감염병에 관한 법률이 제·개정될 경우, 보험사고 발생 당시 제·개정된 법률을 적용합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결론적으로는 2020년 1월 1일 이전에 가입한 생명보험 약관에서도 보험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재해로 인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보험금 지급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하루 빨리 국가적인 재난으로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는 현재 사태가 하루 빨리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 천율손해사정사무소 윤금옥 대표

원문보기: http://www.mediaf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66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