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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와 세금] 부동산경매 '소멸주의와 인수주의' / 이한우(법학부) 겸임교수

부동산을 투자 목적 또는 실 소유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취득세를 부담하고 추후 해당 부동산을 양도하는 시점에는 양도소득세를 부담한다. 보통의 부동산 취득 방법은 매매이지만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경매를 통한 부동산 취득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경매란 불특정 다수에게 매수의 청약을 하여 그 중 최고의 매수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매도를 승낙함으로써 성립되는 매매의 한 형태이다. 매매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재산권의 이전을 약정하고 매수인은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지만, 경매는 「민사집행법」에서 정하는 절차로써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기관인 법원을 통해 강제집행 절차를 걸쳐 채무자의 재산을 현금으로 환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부동산을 매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합의에 의해 쉽고 간편하게 취득할 수 있지만 경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분석 및 법원에서의 입찰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부동산을 취득한다. 또한 부동산을 매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합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지만 경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시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첫째, 매수자의 대부분이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을 하고 가격이 경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법원에서 입찰을 하고 낙찰을 받은 후에 낙찰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러나 낙찰 받은 후에 해당 부동산의 점유자를 퇴거시키기 위한 인도나 명도를 하기가 어렵고 실제 입주하기까지의 기간이 지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대부분의 권리가 말소되지만 말소되지 않는 권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권리가 말소되는 경우에는 입찰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경매 완결 후에도 말소되지 않는 권리가 있다면 그것은 매수자(낙찰자)가 인수․부담하여야 하므로 입찰 전에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매로 취득하고자 하는 부동산의 권리가 말소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실무적으로는 “권리분석”이라고 한다.

권리분석이란 경매 목적물의 부동산 등기부상의 권리와 부동산 상에 존재하는 권리(예: 유치권, 주택․상가 임대차 등) 중에서 매수 후 소유권 이전시 어떤 권리가 소멸하고 어떤 권리가 인수되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말소기준권리 이후에 자신의 권리를 등기부에 등재한 권리자 또는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낙찰에 의한 소유권이전 등기시 그 권리가 소멸된다. 이와 같이 말소기준권리보다 시간상으로 늦은 권리들은 소멸되는데, 이를 “소멸주의” 또는 “말소주의”라고 한다. 말소되는 권리들을 살펴보면 근저당권, 저당권, 담보가등기, 말소기준보다 늦은 용익물권(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말소기준보다 늦은 가압류, 가등기, 가처분, 임차권, 환매등기, 말소기준 이후에 점유 및 전입 신고한 임차인 등이 있다.

말소기준권리란 매각대금 납부로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의 촉탁을 하면서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는 권리에 대해 말소촉탁을 하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권리를 말한다. 따라서 권리분석에 있어서는 말소기준권리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말소기준권리에는 등기부상에 나타나는 (근)저당권, 가압류(압류), 담보가등기, 강제경매기입등기, 배당요구(임의경매)신청한 선순위 전세권(아파트 등 집합건물) 중 가장 먼저 설정된 권리를 말한다. 용익물권인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임차권은 물건을 사용․수익하는 권리이므로 말소기준권리가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가압류 → 저당권 → 저당권 → 임차권 → 경매의 순으로 등기부상 권리가 존재할 때에 말소기준권리는 이들 권리 중 가장 먼저 등기된 가압류가 되고 나머지 권리는 소유권이전 등기시 촉탁에 의해 말소된다. 말소기준권리는 그 권리 자체가 기준이 되어 말소되고 시간순위에 뒤진 권리 역시 말소된다.

말소기준권리보다 우선하여 취득한 권리들은 낙찰로 인한 소유권이 이전되더라도 소멸되지 않고 낙찰자에게 인수되는데, 이를 “인수주의”라고 한다. 인수되는 권리들을 살펴보면 유치권, 법정지상권, 말소기준권리보다 우선하여 설정된 용익물권(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말소기준권리보다 우선하여 등기된 가처분,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대항력을 갖춘 최선순위 임차권 등이 있다. 특히 유치권은 말소기준권리의 선․후와 관계없이 낙찰자에게 인수되는 권리이다.

경매로 취득하고자 하는 부동산에 유치권․대항요건을 갖춘 최선순위 임차권 등이 있는 경우에는 매수대금(낙찰대금) 이외에 유치권을 해소하기 위한 비용, 차후에 임차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차보증금 등을 추가로 지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추가 비용은 취득가액에 가산되어 취득세를 부담하여야 하고, 추후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 계산에 있어서는 필요경비로 공제받을 수 있다. 결국 부동산을 경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분석으로 낙찰자에게 인수되는 권리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판단하는 것은 투자수익 측면뿐만 아니라 세금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원본보기: http://www.sejun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9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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